롯데 자이언츠의 2014시즌이 사실상 끝났다. 롯데는 7일 있었던 한화와의 경기에서 5-8로 졌다. 같은 날 4 LG 1위 삼성을 9-5로 꺾었다. 이로서 두 팀의 승차는 5게임으로 벌어졌다. 롯데가 4위가 되려면 남은 6경기를 모두 이기고 LG가 남은 5경기를 모두 패해야만 한다. 산술적으로나 가능할 일일 뿐,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일이다.

 

이날 경기에서 롯데와 LG는 극과 극의 경기 내용을 보여줬다. 롯데는 패하는 과정에서 왜 그들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 반면, LG는 자신들이 4강에 어울리는 팀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롯데는 9회 말을 앞둔 시점에서 5-3으로 이기고 있었다. 1-3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중간에 뒤집었고, 이대로 경기에서 이겼다면 실낱 같은 가능성이라도 좀 더 오래 붙들고 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무리로 나온 김승회가 불을 질렀다. 정근우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한 후 김경언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맞은 것.

 

올 시즌 내내 롯데 불펜에서 고군분투하며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김승회가 무너진 것이기에 그 충격이 더 컸다. 그리고 이런 경기를 잡아내지 못한다는 건 결국 롯데가 포스트시즌과는 어울리지 않는 팀이란 걸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나 다름 없다.

 

LG는 롯데와 정반대의 경기를 보여줬다. LG 8회 초가 끝난 시점에서 3-5로 끌려가고 있었다. 삼성은 7회까지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매우 높은 승률을 보여주는 팀이고, 그것이 지난 몇 년간 최강의 자리를 지켜온 이유였다. 그런데 LG 타자들은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삼성의 불펜을 무너뜨렸다.

 

8회 말에만 타자일순하며 대거 6득점. 6~7회를 완벽하게 막아냈던 안지만이 연속 2안타를 허용한 후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이후 차우찬과 박근홍 등도 물 오른 LG 타자들의 기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사실 LG는 선발 티포드가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상황이었다. 무려 6명의 구원투수를 투입하긴 했지만, 삼성과의 불펜 싸움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건 분명 의미가 있다.

 

LG는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끝난 후 치른 5경기에서 4 1패의 매우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그것도 리그 1~3위 팀들을 연달아 만나면서 거둔 4 1패다. 지난 3~5일에 있었던 넥센과의 주말 3연전에서 2 1패의 위닝 시리즈를 기록했고, 6 NC전에서는 1-0 승리, 그리고 7일에는 삼성마저 꺾었다.

 

사실 LG의 저 일정은 매우 험난한 것이었다. 4강 경쟁을 펼치고 있는 팀들에 비해 유독 가혹한 일정이었다. 리그 최고의 팀들을 연달아 상대해야 한다는 것도 그렇지만, 다른 팀들의 일정에는 시합 중간에 휴식일이 자주 끼어 있는 반면 LG 5일 연속 경기를 치러야 했다. 다른 팀들이 1~3선발만 가동할 때 LG 4~5선발까지 모두 기용해야 했던 것이다.

 

4강 경쟁을 펼치고 있던 팀들이 희망을 가졌던 것도 바로 이런 일정 때문이었다. LG가 저런 일정 속에서 3승 이상을 따내는 건 아주 힘들어 보였기 때문. LG가 저 5경기에서 2 3패나 1 4패를 기록했다면, 4강 싸움은 완전히 혼전 양상으로 치달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LG는 왜 그들이 4강에 어울리는 팀인지를 결과로 증명했다. 1~3위 팀들과의 경기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4승 중 3승이 역전승이고, 나머지 1승은 치열한 투수전 끝에 얻어낸 1-0 승리였다. LG란 팀의 저력과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준 5연전이었다.

 

아직은 4강 싸움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10월 들어 4 1패의 좋은 성적을 거둔 SK가 여전히 1.5게임 차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SK 4승은 3승은 한화를 상대로 따낸 것이다. ‘강자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고, 약자를 상대로 빈틈을 보이지 않는 것이 강팀의 조건이라 봤을 때, SK 역시 그 기준에 합당한 경기를 보여줬다.

 

롯데는 이도 저도 아니었다. 강팀을 상대로는 약했고, 약팀을 상대로도 빈틈을 보였다. 6월까지 35 30패로 당당히 리그 4위에 올라 있던 팀이 7월부터는 20 36패를 기록해 9개 구단 중 가장 낮은 승률을 기록했다.

 

이쯤 되면 감독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롯데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팀이다. 그런데 김시진 감독의 부임 이후 2년 연속 실패를 맛보고 있다. 작년에는 5, 올해는 현재 7위로 갈수록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시즌 중반까지 잘 나가던 팀이 갑자기 추락한다는 건 감독의 능력부족 탓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롯데가 여름 이후 보여준 급격한 추락은 김시진 감독이 이끌던 2012년의 넥센과 지독히도 닮아 있다. 감독이 바뀐 후 넥센이 어떻게 변했는지, 그리고 올 시즌 LG도 양상문 감독 취임 후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iSportsKorea,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무단 전재시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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